과거에는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편견이 많았지만, 이제는 그들을 무대로만 기억하기엔 무리가 있을 만큼 뛰어난 연기력과 흡입력으로 인정받는 스타들이 많습니다. 한 사람의 재능이 음악에서 연기까지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시대. 오늘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참여한 인기작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성장과 대중의 반응을 따뜻한 시선으로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아이유 – '나의 아저씨'로 증명한 진정성 있는 연기력
아이유, 본명 이지은은 이미 대중적으로 ‘가수’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아티스트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연기자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작품은 2018년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입니다. 이 작품은 무거운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인간 군상을 다루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안겨줬죠. 아이유는 극 중 '이지안'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기존의 '밝고 사랑스러운 아이돌' 이미지를 벗고 차갑고 내면이 복잡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녀의 눈빛 하나, 목소리 떨림 하나가 시청자의 감정을 건드릴 만큼 섬세했고, 실제로 방송 직후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을 받으며 배우 이지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이후 ‘호텔 델루나’로 로맨스와 판타지를 아우르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고, 영화 ‘브로커’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칸 영화제까지 진출하게 되죠. 아이유는 단순한 ‘성공한 아이돌 출신 배우’가 아닌, 연기로도 정면 승부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임시완 – '미생'의 장그래, 아이돌 이미지 뛰어넘은 연기 변신
임시완은 ZE:A(제국의 아이들) 출신으로, 음악 활동보다 연기 활동에서 더욱 많은 주목을 받은 케이스입니다.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 역할을 맡으며 대중의 인식이 완전히 바뀌게 되죠. 비정규직으로 대기업에 입사한 후 치열한 직장 생활을 그려낸 이 드라마에서, 임시완은 말수는 적지만 눈빛과 표정, 몸짓 하나로 감정을 표현하는 내면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실제 회사원들의 이야기처럼 현실감 있는 소재에, 임시완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더해져 ‘미생 신드롬’이라는 말을 만들 정도였습니다. 그는 이후 영화 ‘변호인’, ‘불한당’,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트레이서’ 등에서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자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임시완의 연기에는 여전히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그것이 약점이 아닌 성장의 배경이 되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박형식 – 사극부터 로맨스까지 섭렵한 믿고 보는 배우
박형식 역시 ZE:A 출신이며, 아이돌 활동 당시부터 준수한 외모와 호감형 이미지로 연기에서도 빠르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화랑’, ‘힘쎈여자 도봉순’, ‘해피니스’ 같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배우 박형식’으로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2017년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그를 주연급 스타로 완전히 끌어올린 대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재벌 2세 CEO 역을 맡아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유쾌한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설렘을 동시에 안겨줬습니다. 박형식은 이후에도 ‘해피니스’와 ‘청춘월담’ 등에서 감정선이 섬세한 캐릭터들을 소화하면서, 탄탄한 연기력과 캐릭터 해석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기와 음악을 동시에 놓지 않고 꾸준히 활동하는 그는, 아이돌 출신 배우 중에서도 ‘안정감 있는 성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도경수(D.O.) –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다재다능함
EXO의 메인보컬로 데뷔한 도경수는 연기자로서의 행보 역시 매우 탄탄합니다. 2014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연기를 시작하며 놀라운 존재감을 보였고, 이후 ‘백일의 낭군님’, ‘카트’, ‘신과 함께’, ‘말할 수 없는 비밀’(리메이크) 등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입지를 넓혔습니다. 특히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서는 왕세자 이율과 기억을 잃은 평민 원득이라는 이중적인 캐릭터를 유려하게 소화하며 ‘사극도 되는 아이돌 배우’라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줬습니다. 도경수의 연기는 기본적으로 ‘자연스러움’과 ‘절제’가 특징입니다. 과도한 표현 없이도 인물의 감정을 전하며, 특유의 진중한 분위기로 관객을 끌어당깁니다. 그런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일까요? 그는 20대 남자 아이돌 중 유일하게 ‘충무로 기대주’로 불릴 만큼 영화계에서도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김세정 – ‘사내맞선’으로 대중적 성공과 연기력 모두 잡은 케이스
김세정은 I.O.I와 구구단 활동을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린 뒤, 솔로 가수로도 활약하며 뛰어난 보컬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본격적으로 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0년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그리고 2022년 SBS 드라마 ‘사내맞선’ 이후입니다. ‘사내맞선’에서는 명랑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의 여주인공 신하리 역을 맡아,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극대화했습니다. 연기력은 물론이고, 표정과 몸짓, 발성까지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특히 “밝은 에너지가 화면을 뚫고 나온다”는 평이 많았죠. 김세정은 이후에도 차기작 ‘경이로운 소문2’에서 보다 다크한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예고하며, 연기 스펙트럼 확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대 위 아이돌’에서 ‘현장감 있는 배우’로, 그녀의 진화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연기에 도전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편견’입니다. 하지만 진심은 결국 통한다고 했던가요. 이들은 꾸준한 연습과 노력, 진정성 있는 연기로 그 편견을 뛰어넘어, ‘아이돌이어서 가능한 것’들을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노래로 시작해 연기로 확장된 그들의 길. 그 중심엔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고 사랑해준 팬들과 소통하려는 진심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얼굴들이, 어떤 인생작으로 우리의 마음을 흔들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